일행 중에 술을 아예 못 마시거나 그날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이 한 명쯤 있는 경우는 흔합니다. 문제는 이 한 명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자리 전체가 편해지기도 하고 내내 어색해지기도 한다는 점입니다. 본인은 괜찮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두 시간 내내 신경 쓰고 있는 경우가 많고, 주변도 계속 눈치를 보게 됩니다.
못 마시는 사람을 구경꾼으로 만들지 않는다
술을 안 마신다는 이유로 잔을 비워 두면 그 사람만 자리에서 붕 뜹니다. 탄산이든 차든 손에 잔이 들려 있고 주기적으로 채워지면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 보입니다. 실제로 무엇이 들어 있는지보다 잔이 비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자리에서는 더 중요하게 작동합니다. 건배할 때도 자연스럽게 섞이기 때문에 매번 설명할 필요가 없어집니다. 잔 모양까지 비슷하게 맞춰 두면 멀리서 보기에도 차이가 없어서, 나중에 합류한 사람이 굳이 묻지 않게 됩니다.
미리 알리면 세팅이 달라진다
예약할 때 마시지 않는 인원이 몇인지 알려 두면 음료 구성이 처음부터 다르게 올라옵니다. 나중에 따로 주문하면 그것대로 눈에 띄고 시간도 걸립니다. 무알코올 선택지가 몇 가지나 되는지도 업장마다 편차가 커서, 미리 물어보면 그날 무엇을 마실 수 있는지 대략 알고 갈 수 있습니다. 사소해 보이지만 이 한 줄을 전달했는지 아닌지가 자리에서 꽤 큰 차이를 만듭니다.
권하는 분위기를 미리 끊어 둔다
자리가 무르익으면 악의 없이 권하는 사람이 나옵니다. 그때마다 당사자가 직접 거절하게 두면 같은 설명을 열 번 반복해야 하고, 반복될수록 거절하는 쪽이 예민한 사람처럼 보이게 됩니다. 자리를 잡은 사람이 초반에 한 번 정리해 주면 그 뒤로는 아무도 다시 꺼내지 않습니다.
- 시작할 때 한 번만 언급하고 그 뒤로는 화제로 삼지 않는다
- 건배는 잔을 부딪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미리 합의한다
- 마시는 속도를 맞추라는 말을 농담으로도 쓰지 않는다
돌아가는 방법을 먼저 정한다
운전 때문에 마시지 않는 경우라면 그 사람이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지를 자리 시작 전에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.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나머지 사람들도 페이스를 조절하게 됩니다. 강남 가라오케는 늦게까지 이어지는 자리가 많은 만큼 이 부분을 초반에 합의해 두지 않으면 마지막에 한 사람만 난처해집니다. 먼저 일어나는 것이 이상해 보이지 않도록 미리 공유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.
배려는 티가 안 나야 배려다
가장 좋은 형태는 누가 마시고 누가 안 마시는지 자리 끝날 때까지 아무도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 상태입니다. 과하게 챙기면 오히려 그 사람이 신경 쓰이고, 아예 신경을 안 쓰면 소외됩니다. 처음에 한 번 정리하고 그 뒤로는 평소처럼 대하는 정도가 대체로 가장 편합니다. 실제로 만족도가 높았던 자리들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이 방식이었습니다. 결국 마시는 사람과 안 마시는 사람을 나누지 않고 같은 자리의 참석자로 대하는 것이 전부이고, 그 태도가 자리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합니다.
